가끔 휴대폰 연락처를 천천히 넘겨볼 때가 있다.학생 시절에는 이름 하나하나마다 추억이 있었다.같은 반 친구, 함께 야간 자율학습을 하던 친구,시험이 끝나면 떡볶이를 먹으러 가던 친구, 새벽까지 전화기를 붙잡고 웃고 떠들던 친구들.그때는 평생 이렇게 지낼 줄 알았다.시간이 흐르면 각자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직장도 생기겠지만 마음만은 변하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하지만 현실은 조금 달랐다.누군가는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갔고,누군가는 새로운 직장에 적응하느라 바빠졌고,누군가는 부모님을 돌보느라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게 살고 있다.나 역시 마찬가지다.'언제 한번 보자.'그 말은 몇 달이 되고, 어느새 몇 년이 되었다.신기한 건 싸운 적도 없고, 서운한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그저 서로의 삶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