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무엇이든 아까웠다.언젠가 입을 것 같아 옷을 버리지 못했고,언젠가 쓸 것 같아 서랍 속 물건을 계속 모아두었다.선물 받은 물건도,오래된 편지도,고장 난 물건도 쉽게 버리지 못했다.혹시 필요할지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었다.그런데 이상한 일이 있었다.물건은 점점 늘어나는데 마음은 점점 답답해졌다.집 안은 가득 차 있었지만,마음은 오히려 더 복잡했다.쉬는 날 청소를 하려고 하면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막막했고,필요한 물건 하나를 찾기 위해 서랍을 몇 번씩 뒤져야 했다.그때 처음 깨달았다.내가 물건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물건이 내 시간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을.그래서 어느 날 큰 마음을 먹고 정리를 시작했다.1년 넘게 입지 않은 옷.먼지만 쌓여 있는 장식품.몇 년째 열어보지 않은 상자.'언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