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릴 때는
여름방학이 끝나지 않을 것 같았다.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한 달은
1년처럼 길게 느껴졌고,
생일은 왜 이렇게 안 오는지
달력을 매일 들여다보곤 했다.
그런데 지금은 이상하다.
월요일이었던 것 같은데
벌써 금요일이고,
설이 지나면 금세 여름,
여름이 지나면 어느새 연말이다.
시간이 정말 빨라진 걸까.
아니면
내가 너무 바쁘게 살아온 걸까.
해야 할 일에 쫓기다 보니
계절이 바뀌는 것도 모르고,
하늘을 올려다볼 여유도 없이
하루를 끝내는 날이 많아졌다.
문득 생각했다.
시간이 빨라진 것이 아니라,
기억할 만큼 천천히 살아본 날이
줄어든 건 아닐까.
오늘 저녁은
휴대폰을 잠시 내려놓고,
노을을 한 번 바라보고,
좋아하는 음악 한 곡을 끝까지 들어보려 한다.
평범한 하루도
조금 천천히 보내면,
기억에 오래 남는 하루가 될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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